본문 바로가기

쓰기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12.30-1.01

냐옹, 2015-01-08 19:49:18

조회 수
4551
추천 수
0


12월30일 오후12시30분

아침에 압달라에게서 후와라 인근 마을인 베이타에서 어제 청년 2명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은 장례식과 집회가 있을 것이니 따로 계획이 없으면 방문해 보라고 해서 와봤다.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 도보로 이동했다. 거의 도착할 때 쯤에 집회장소가 어디인지 몰라 동네 꼬마들에게 물어보니 따라오라고 해서 같이 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떤 남성분이 집회장소까지 태워 줄테니 같이 가자고 해서 편하게 도착했다.


1.jpg

(안내해준 아이들의 모습)


오후1시

집회 장소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장례식을 겸한 것이라 과격한 행동은 있지 않았고 이스라엘군도 보이지 않았다. 오 그런데 아베드가 여기에 있었다. 이제보니 수염이 더 길어졌다. 얘기를 들어보니 지금은 이미 다 끝나가는 중이라고 한다. 같이 있던 외국인 활동가 분이 찍은 사진을 보니 들것에 팔레스타인 국기에 감싸져 있는 모습의 사망자의 모습이 보였다. 기분이 좋지 않다.


오후2시

아베드와 헤어지고 다시 걸어서 돌아가는 길이었다. 놀이공원을 지나 나오는 길에서 이스라엘군 지프가 갑자기 나를 불러세웠다. 젠장 검문이다. 가방을 땅에 내려두고 한 쪽에 서 있으라고 한다. 다시 내가방을 엎어보라고 한다. 그런데 내 가방안에는 플리팔레스타인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스카프(?)가 있었다!!! 숨기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것도 혼자 아무도 없는 곳에서 완전 무장한 4명의 군인이 나를 검문했다. 하~ 정말이지 그 스카프를 이스라엘 군인이 발견하는 것을 보자마자 ‘X됐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결국 군인들은 여권을 내놓으라고 했고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들 손에 여권을 맡겼다. 한 10분정도 내 여권을 체크하고 어딘가에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군인 한 녀석은 대놓고 내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다. 모욕적이다. 일단 그 스카프는 왠 동네 꼬마가 선물로 준거라고 둘러대기는 했지만 공항에서가 걱정이다.


오후3시

검문이 끝나자마자 뒤도 안돌아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 혹시나 쫓아오지 않나 싶어 숙소에 거의 도착할 때쯤에 주위를 연신 살폈다. 다행히 아무일도 없기는 하지만 공항에서가 너무 걱정이 된다. 좀 더 철저하게 출국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은 머리가 혼란스럽다. 입고 있던 옷과 가방, 모자는 아예 우편으로 보내버려야 겠다.


오후6시30분

압달라가 방문했다. 오늘 겪은 일을 얘기해주니까 더 심한 케이스도 있었지만 공항에서 아무 문제없었단다. 음... 다른 분들도 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마음이 놓인다. 에혀


12월31일 오전10시20분

바나나로 아침을 때우고 쉬고 있었는데 편의점 직원이 문을 두드렸다. 무슨 일인가 하고 편의점으로 내려가 사미 씨와 얘기를 해보니 3일전에 사촌의 집 옥상에 군인들이 들어왔었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 활동가 중 한명이 집에 머물러 줄 수 없냐고 부탁을 한다. 하... 그렇지만 지금은 후와라에는 나 밖에 없다. 압달라도 혼자서 머무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한다. 이거 참...


오전11시50분

젬마가 오늘 라말라에서 새해기념을 하자고 한다. 패트릭과 헤더도 함께 모인다고 한다. 흠...이거 참 이제 3주정도 남았는데 심경이 복잡하다.


오후3시

패트릭이 돌아왔다. 수염을 깎더니 아주 미남이 되어왔다. 그렇지만 오늘부로 ISM을 떠난다고 한다. 허허 일단 오늘은 같이 라말라로 가기로 했다.


오후5시50분

패트릭과 라말라로 이동하려던 차에 사미의 사촌 집에 군인이 들어왔다고 한다. 패트릭과 함께 집에 도착해보니 15명?정도의 군인이 불도 키지 않고 건물 2층을 점거하고 있었다. 대장인 듯한 남자와 대화를 해보니 자신들도 명령에 의해 와있으며 군사작전 중이라고 한다. 5시간 뒤에는 떠날 것이고 여기에 있는 것은 아무것도 부수지 않고 사용하지도 않겠다고 한다. 집주인(사미 씨 사촌)이 정말로 5시간 뒤에는 떠난다는 약속을 꼭 지키라고 한다. 군인도 선선히 그럴 것이니 걱정말라고 한다. 군인이 선선히 약속을 하자 사촌되시는 분은 커피나 차를 대접하겠다고 한다. 군인은 거절했지만... 일단 일이 쉽게 풀려서 다행이다. 생각해보니 팔레스타인에서는 밖에 나가기만 하면 무슨 일이 생긴다.


오후7시40분

라말라에 도착했다. 어휴~ 망할 세르비스요금을 30셰켈이나 받는다. 일단 숙소에 도착해서 패트릭과 타이베를 한 병씩 마셨는데 알콜이 확 느껴진다.


오후8시

압달라(후와라압달라가 아니라)가 패트릭에게 팔레스타인 시민권을 전달해주러 왔다. 이제 패트릭은 이탈리아계 팔레스타인인이다. 이걸 축하해야 하는 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그리고 이제 좀 있으면 새해다. 한국은 이미 새해이고 뭐 간단하게 와인을 마셨다.


2015년1월1일 오전10시

음...해가 바뀌었다. 뭐 딱히 달라지는 건 없지만 말이다. 갑자기 달력이 1월이 되니 귀국까지의 시간이 얼마남지않은게 확 느껴진다. 차도 한잔 할 겸 해서 젬마랑 은행에 같이 갔다.


오후3시

어제 술을 좀 마신 것도 있고 라말라에도 사람이 없고 해서 그냥 후와라로 가기로 했다. 음... 슬슬 갈 준비들을 해야할 것 같다. 사진들은 계속 해서 올리는 중이기는 한데 너무 느리다.


오후5시

후와라에 도착하고 나서 잠시 뭐라도 살겸 편의점에 들릴려고 했다. 그런데 편의점 바로 앞에 저번에 보았던 군인들과 지프가 있었다. 같은 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전에는 군인이 있던말던 신경쓰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돌렸다. 후~ 확실히 한번 그런일을 당하니까 혼자 있을 때는 군인과 마주치고 싶지 않다.

첨부
냐옹

0 댓글

목록

Page 2 / 26
제목 섬네일 날짜 조회 수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1.8-9

| 현지에서
  2014-11-17 5258

11월8일 아침 7시 30분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부마싸르 싸케르씨네 올리브수확을 하러갔다. 밤새 분 바람때문에 올리브가 많이 떨어져서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떨어진 올리브들을 주웠다. 다행히 올리브는 단단해서 터진 것도 별로 없었고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 덕에 덥지 않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신부님과 나 야핑님과 …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1.5-11.7

| 현지에서
  2014-11-13 5560

11월5일 나불루스에서의 아침이다. 근 3일 만에 제대로 그것도 침대에서 잠을 잤지만 밤새 춥다보니 잃어버린 자켓 생각에 잠을 설쳤다. 할머니께 좋은 자켓을 하나 사드리고 나는 여기서 입을 용으로 하나 사던지 해야겠다. 아침식사로 야핑과 선생님은 전날 남긴 샌드위치로, 나와 신부님은 시장에서 파는 팔라페샌드위치로 …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1.02-04

| 현지에서 1
  2014-11-12 5839

팔연대 멤버 중 기린과 야핑이 팔레스타인으로 떠나서 열심히 현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린님이 매일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전달해주기로 하셨어요. 기린님을 대신해서 올립니다 ----------------------- 2014년11월2일 오후 7시30분 드디어 간다. 지하철타고 가는 중인데 이제서야 조금씩 실감이 나고 가슴한구석이 …

2014년 9월 15일 회의록

| 세미나 1
  • file
  2014-09-16 7953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회의록 회의명 월간회의 일시 2014년 9월15일 장소 팔연대사무실 작성자 기린 참석자 사라, 오승은, 기린, 백시진, 에릭, 냐옹 안건 1, 금요일 집회 평가 2, 9월 행사 3, 연극 MT장소 논의 논의내용 1, 금요일 집회 평가 9월 첫 주에 진행하려고 했으나 추석연휴기간이라 집회일정을 미루었으나 그것이 제…

7월 17일, 이스라엘 규탄 기자회견 & 집회 영상

| 거리에서
  2014-09-15 6241

아 이번에 집회 많이 했는데 영상 한 편 제작했네요... ㅠㅠ 며칠 전 추모 집회까지 잘 마쳤습니다. 더욱 가열차게 함께 투쟁해 나가요~~!!!

2014년 9월1일 회의록

| 세미나
  2014-09-03 5878

※ 추모집회는 다음주인 9월 12(금) 저녁으로 연기됐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회의록 회의명 월간회의 일시 2014년 월일 장소 팔연대사무실 작성자 기린 참석자 사라, 오승은, 뎡야핑, 잔디, 박혜란, 에릭, 윤태완, 기린, 문동욱, 황수경, 현준, 냐옹 안건 1, 집회 관련 논의 2, 팀 논의 논의내용 1, 집회 관련 논의 2014…

2014년 8월 18일 회의록

| 세미나 1
  • file
  2014-08-19 6955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회의록 회의명 월간회의 일시 2014년 8월18일 장소 팔연대사무실 작성자 기린 참석자 사라, 기린, 윤태완, 오승은, 냐옹, 백시진(호밀), 문동욱, 김경림, 박혜란, 뎡야핑 안건 1, 연극제 논의 2, 가자 모금 논의 3, 문화적 보이콧 관련 4, EIDF 평가회의 및 간담회 일정 논의 5, 현대 중공업, 무기 BDS 논…

한국은 이스라엘과의 무기거래/군사원조를 당장 중단하라!

| BDS
  2014-08-15 5590

가자지구의 폭격이 계속되고 있고 사상자 수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지금, 팔레스타인의 시민사회는 국제사회에 가자 학살과 이스라엘의 점령에 항의하는 BDS(보이콧·투자철회·제재의 영문 약자)를 요청하고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 및 민중운동 단체들은 팔레스타인 시민사회의 뜻에 적극 화답하고자 한다. 그 차원…

한국 영화인의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문

| 연대행동
  2014-08-12 7943

※ 현재 계속해서 연명을 받고 있으니, 많은 영화인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goo.gl/lTM6Oy 학살자 이스라엘이 후원하는 영화제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 이스라엘 대사관 후원으로 진행되는 EIDF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하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습한 이후 거의 한달 만에 사망자는 1900명을 넘어섰습니다. 1만…

[보도자료] EBS 국제다큐영화제의 이스라엘 특별전 등의 취소를 요청하는 국내외 시민사회, 영화계 행동

| BDS
  2014-08-11 7965

수신: 국제/사회부 기자 발신: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문의: 새라(팔레스타인평화연대 코디), 반다(영상활동가), 김곰(아랍 문화 교류가) 제목: EBS 국제다큐영화제의 이스라엘 특별전 등의 취소를 요청하는 국내외 시민사회, 영화계 행동 0. 진실 보도를 위해 노력하시는 귀사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1. 팔레스타인평화연…

EBS국제다큐영화제(EIDF)는 주한이스라엘대사관 후원을 취소하고, 모든 관련 프로그램을 취소하라

| 성명
  2014-08-11 6206

이스라엘이 가자를 침공한지 한 달이 넘었다. 1900여명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1만여명의 부상자를 낳은 이번 침공은, 72시간의 인도적 휴전이 끝남과 동시에 이스라엘이 가자에 폭격을 재개하면서 다시금 가자를 사지로 몰고 있다. 이스라엘은 명백한 전쟁범죄를 저질러 왔고, 저지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8-09년 약 3주간 1…

제11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에 이스라엘 영화 상영, 행사 등을 중단해 주십시오.

| BDS
  2014-08-07 6113

수신: EBS 국제다큐영화제 발신: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제목: 제11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에 이스라엘 영화 상영, 행사 등을 중단해 주십시오. 중상을 입었던 이들이 사망하며 오늘도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87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염원하는 활동가들이 영국에 있는 이스라엘 군수공장을…

[제안서] 금번 EBS 국제다큐영화제에 이스라엘 영화 상영, 행사 등 중단을 요청하는 행동에 함께 해 주십시오.

| BDS
  • file
  2014-08-06 7317

[제안서] 수신: 제 단체, 문화ㆍ영화계를 포함한 개인들 발신: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제목: 금번 EBS 국제다큐영화제에 이스라엘 영화 상영, 행사 등 중단을 요청하는 행동에 함께 해 주십시오. 제 11회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 이하 영화제)가 “다큐, 희망을 말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열립니다. 영…

2014년7월9일부터 8월2일까지의 기사

| 거리에서
  2014-08-03 5011

2014년 7월 9일 수요일 기사 [경향포토]팔레스타인 희생자를 기억하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7091317581&code=940100 폭력의 악순환 이제 그만! <연합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7004440 팔레스타인에…

2014년 7월 28일 회의록

| 세미나
  • file
  2014-07-29 4676

회의전에 시사인에서 인터뷰 했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회의록 회의명 월간회의 일시 2014년 7월28일 장소 팔연대사무실 작성자 기린 참석자 기린, 사라, 냐옹, 시진(호밀) 안건 1, 현재 현지 상황 브리핑 2, 공동대응 회의 3, 향후 대응 4, 이어가기 세미나 5, 반전평화연대에서 발행하는 이슈페이퍼 6, 언론에 노출된 것…

2014년7월14일 회의록

| 세미나
  • file
  2014-07-22 4752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회의록 회의명 주간정기회의 일시 2014년 7월14일 장소 팔연대사무실 작성자 백시진 참석자 새라, 뎡야핑, 에릭, 저스틴, 니콜라, 동훈, 코코국제협력단 강인남, 케이트, 이브라힘, 윤태완, 백시진, 기린 안건 1, 7월 17일 진행되는 집회 진행(현재 가자 침략과 관련된 대응책) 2, 7월 17일 전후 대응 논의…

<7/17(목) 기자회견 관련 기사 모음>

| 거리에서
  2014-07-19 15011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규탄...“한국정부, 평화 위해 나서라”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432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http://www.newsis.com/pict_detail/view.html?pict_id=NISI20140717_0009933117 반전연대 등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공습 멈춰야" http://news1.kr/articles/?1776299 "이…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 규탄 1인시위 (계속 업데이트)

| 연대행동 1
  • file
섬네일 2014-07-15 10962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표를 확인하시고 http://goo.gl/kJ77rh nablus3@gmail.com으로 원하시는 날짜와 이름, 연락처 보내주세요!! 7/20 월요일 (function(d, s, id) { var js, fjs = d.getElementsByTagName(s)[0]; if (d.getElementById(id)) return; js = d.createElement(s); js.id = id; js.src = "//connect.facebook.ne…

[기자회견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과 불법 정착촌 확대를 규탄한다!

| 연대행동 1
  • file
섬네일 2014-07-09 7985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 중단 요구 긴급 기자회견 이스라엘이 또다시 가자 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고 있다. 게다가 이스라엘 정부는 이미 소집된 1500명의 예비군에 더해 4만명의 예비군을 추가로 소집하고 가자 지구와의 국경에 수십 대의 장갑차와 탱크 등을 배치하여 언제든지 지상전을 개시할 수 있다고 위협을 …

2014년 7월7일 회의록

| 세미나 2
  • file
  2014-07-08 5593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회의록 회의명 주간정기회의 일시 2014년 7월7일 장소 팔연대사무실 작성자 박은수 참석자 사라, 야핑, 냐옹, 에릭, 동완, 혜란, 누라, 인권연극: 씨앙, 주야, 연출가: 허혜경 안건 1,팔레스타인 상황공유 2,팔레스타인 상황에 대한 기자회견 3,연극제 관련 논의 논의내용 1,팔레스타인 상황 공유 : 수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