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2.17-19

냐옹, 2014-12-22 12:36:22

조회 수
4611
추천 수
0

12월17일오전6시20분
아침에 스콧 씨가 깨우는 소리에 일어났다. 어우 졸려 근데 지금 전기가 나갔단다... 하하 이것 참 뭐 어차피 오늘은 하루종일 집을 비우니 상관없지만 아무튼 스콧 씨랑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준비하고 출발했다. 어제 삶아 놓은 계란도 챙기고 아웅 잠이 덜 깻다...


오전7시25분 
나불루스에 도착했다. 여긴 벌써 시끌시끌하다. 아침잠이 없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제닌으로 가는 차를 타고 바로 가는 중이다. 어우 좀 자야지..


오전8시40분

제닌에 도착했다. 아이고 장현 씨 한테 인사도 못 드리고 발로 잘라메 검문소로 향했다. 이렇게 바로바로 움직이는 건 또 처음인 것 같다.


오전9시
잘라메검문소에 도착했다. 겉옷을 벗고 모자를 벗고 검색대를 지났다. 별... 검색대가 3개나 있다. 처음 것은 그냥 지나가고 두 번째부터 군인이가 검색한다. 세 번째(뭔 ㅅㅂ 검문을)에 되어서야 여권이랑 질문 공세다. 왜 제닌에 있었냐고 한다. 나 대신 스콧 씨가 베들레헴에서 오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나보고는 누구냐고 물어본다.(후 아유?) 뭔 소리여 내가 누구냐니? 여권사진이랑 안 닮아보이나보다. 대충 질문하고 보내주는 줄 알았는데 대기타란다. ㅅㅂ 뻑하면 대기 타래


오전9시20분
검문하던 여자가 한국인이냐고 물어본다. 아니 별... 그럼 그 여권은 북한꺼냐? 뭐 암튼 그렇다고 하니 풀하우스 아냐고 물어본다. 허허 한국드라마가 꽤 많이 방영되나보다. 뭐 덕분에 어어 풀하우스 안다. 재미있다. 이러면서 웃으면서 얼버무렸다. 좋은 여행되라면서 보내줬다. 그런데... 아풀라까지 가는 비용이 20셰켈이나 된다...더럽게 비싸네 교통비가 만만치가 않다.


오전10시
교통비 더럽게 비싸네... 아풀라에서 하이파로 버스타고 가는데도 18셰켈이다. 아오.... 게다가 군인들이 종종 보인다. 부대복귀하는 애들 같은데 죄다 총을 들고 있다. 한국에서 군인이었고 또 동네가 동네다 보니 군복을 입은 사람을 많이 보았지만 길거리에서 총을 가지고 있는 군인을 보는 건 분명 흔한 광경이 아니다. 좀 겁난다.


오전11시
하이파에 도착 했다. 음... 막상 오니까 스콧 씨나 나나 어디를 갈지 모르겠다. 그냥 전에 들었던 해변이나 가보자고 했다. 여기서 또 버스를 타야된다. 어휴 돌아가는 비용도 생각하면 오늘 하루는 교통비로 100셰켈은 넘게 쓸 것 같다. 


오전11시43분
카르멜해변 역에 도착했다. 아니 무슨 여기는 검문의 나라인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또 검색대가 있다. 근데 ㅅㅂ 내 가방만 열어본다. 아오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괜히 문제 생겨서 좋을게 없으니 그냥 넘어갔다. 내가 진짜 아... 아무튼 이스라엘은 군사국가다. 군인과 총이 심심찮게 보인다. 군복을 입지 않은 사람들도 총을 메고 있다. 검문 검색은 아주 흔판 일이다. 자국민이던 외국인이던 상관없이 검문이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은 그전과는 분위기나 생각이 많이 달라져서 온다. 하물며 여기는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간 군복무를 하니... 어떤 생각과 삶의 방식을 가졌는지 어느정도 예상이 간다. 


오전11시50분
오우 하이파에 있는 카르멜 해변에 도착했다. 이야~ 아까까지의 짜증이 조금 잊혀질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푸르고 에메랄드빛이 나는 바닷물에 하얗고 부드러운 모래사장 이런 곳은 같이 봐야 더 좋은 건데 아쉽다. 스콧 씨랑 나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모래사장을 밟으며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으~ 차갑지만 햇볕이 뜨거워 발을 적실만 하다. 정말 다른 나라에 온 기분이다. 모래바닥에 프리 팔레스타인을 적고 싶었는데... 아 생각해보니 한글은 모를테니 한글로 연대이름을 적었다. ㅋㅋㅋ 


오후12시50분
도시락 겸해서 가져온 계란과 샌드위치를 다먹고 나니 딱히 할게 없다. 간간히 수영하는 사람이 보이는데 뭐 갈아입을 옷도 없고 물에 발이나 몇 번 더 담그고 난 후 돌아가기로 했다. 


오후2시30분
하이파를 지나 아풀라에 다시 도착 했다. 이제 다시 잘라메 검문소를 지나야 하는데 어떻게 가나 고민이다. 이거 참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맘이 간절하다. 차를 오래 타서 머리가 아픈 것도 있지만 왠지 이곳이 마음에 안 든다. 총을 들고 지나다니는 군인들을 보고 있자니 신경이 너무 쓰인다. 딱히 위협을 가하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서 있거나 단순히 지나다닐 뿐인데도 보고있자니 머리가 더 아프고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마치 남한사람이 북한에 온 기분이라고 하면 이해가 가려나?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기분도 들고 뭐 아무튼 빨리 버스가 왔으면 좋겠다.


오후3시20분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다. 그런데 이놈의 버스는 잘라메로 안가고 왠 유대인마을에 들어간다. 노선이 뱅뱅 도는 버스였나보다. 허허 그덕에 유대인 마을 구경도 하고 좋기는 한데 저 놈의 총들은 죄다 메고 있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군복을 입고 안입고 상관없이 아오 총이 이렇게 꼴보기 싫은 건 줄 미처 몰랐다.

오후3시45분
잘라메 검문소에 드디어 도착했다. 아침과는 다르게 꽤 많은 사람들이 검문소를 지나가고 있다. 어라 그런데 나갈 때는 검색이 없다. 그냥 철기둥으로 된 회전문을 3개만 통과하면 된다. 휴~ 다행이다. 아휴 제닌으로 가는 미니버스에 몸을 실으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살 것 같다.


오후4시10분
제닌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나불루스로 간다. 예상대로 교통비가 하루에 백이 넘게 깨지고 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후4시55분
나불루스에 도착했다. 생각해보니 오늘은 이동하다가 하루가 다갔다. 차멀미가 심한 나로써는 오늘은 아주 머리가 깨지는 날이다. 스콧 씨는 지금 패트릭과 관련된 변호사랑 전화하느라 정신이 없으시다.


오루5시30분
드디어 후와라숙소에 도착했다. 왠지 집에 온 기분이 살짝 난다. 숙소에서는 사담 씨랑 아흐메드 씨가 나머지 창문 달아주는 작업을 하고 계셨다. 아침에 나갔던 전기도 사담 씨가 충전(여기는 전기도 선불제임)을 해주셨는지 밝다. 항상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신다.


오후8시50분
데이지 씨라는 분이 처음 오셨고 헤더 씨가 돌아오셨다. 사람이 2명 더 있으니 좋다. 하하 아직은 내일 계획이 없다. 감기기운이 살짝 있는 걸 보니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요즘들어 새벽 아잔소리가 더 커져서 잠자기가 영 불편하다. 스피커를 새로 달았나 보다.


12월18일오전10시
어제 감기기운이 조금 있어서 약을 먹고 잣더니 늦게 일어났다. 음... 근데 오늘은 뭘 하지? 일단 잡일부터 해야겠다. 날이 점점 추워지는지 것 같다. 내일은 집회가 있는 날이니 오늘은 집안일들을 좀 해야겠다.


오전11시50분
내일은 아무래도 다시 툴모스아이아로 가서 올리브심기를 할 것 같다. 과연 이번엔 올리브나무심기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제 곧 스콧 씨는 떠난다고 한다. 아이고 처음 왔을 때 만난 사람들은 이제 패트릭말고는 다 떠난다. 음... 그런데 내일은 다시 쿠프리카툼에 갈려고 했었는데...날짜가 겹치니 어디로 이동할지가 고민 된다. 


오후1시20분
빨래가 염색되었다. 다른 옷들이랑 같이 빨았는데 흰옷이 녹색옷이 되었다..... 다시 빨래를 하고 난 후에 라말라로 이동해야겠다. 망했다.


오후3시30분
빨래를 다시 했지만 여전히 녹색이다.... 포기하고 이제 라말라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압달라가 숙소에 찾아왔다. 별일은 아니고 그냥 공부하러 왔단다. 근데 오늘 후와라 숙소에 아무도 없다고 하니 그럼 내일 쿠프리 카툼은 누가 가냐고 물어본다. 음... 가고 싶기는 한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라말라에 도착하면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연락주기로 했다.


오후5시30분 
라말라에 도착했다. 아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 때문에 차에서 뜬눈으로 졸면서 왔다. 숙소에 거의 다 도착할 때쯤에 산타인형탈을 쓴 사람과 여성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한다. 아직 아닌데?


오후9시
숙소에 도착하니 다들 아직 회의 중이었다. 스콧하고 패트릭에게 내일 쿠프리 카툼 가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니 내일 툴모스아이야에 간 후에 다시 쿠프리 카툼으로 가자고 한다. 흠...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다.

12월19일 오전8시30분
오늘은 올리브 나무를 심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쿠르피 카툼에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 그리고 오늘은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 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툴모스아이야 마을이 보인다. 


오전9시40분
도착하고 나니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 주 사건에 대한 추모집회 형식도 갖추는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야드의 사진이 담긴 피켓과 파타 깃발을 들고 있다.


오전10시30분 
지금은 행진을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행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스피커를 실은 트럭에서는 민중가요 같은 것도 나오고 차 위에 올라선 사람들이 지야드의 이름을 외친다.


오전11시25분
그때 그 장소에 도착했다. 오늘 군인들은 좀 더 위쪽 언덕에서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분명히 그때보다 많은 군인들이 감시하고 있었다. 아직 최루탄이나 폭음탄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오전11시42분
지야드의 추모비와 바로 뒤에 올리브나무가 심어지고 있다. 군인들은 여전히 가만히 있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으로 몰려와서 사진을 찍고 올리브나무 가지에 깃발을 달아주고 있다. 오! 사진을 찍는 도중에 와엘 씨를 만났다. 아이고 반가워라 ㅠㅠㅠ 


오후12시5분
그동안 기도하는 장면을 동영상에 담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그 한을 풀었다. 이맘 같아 보이는 분의 주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알라 후 아크바르’라는 말에 맞추어 절을 하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모습은 분명히 경건했다. 그리고 기도가 끝나고 난후 이스라엘군의 최루탄이 쏘아지고 폭음탄이 터지고 총이 불을 뿜는다. 느리고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 왔다.


오후12시20분
스컹크차도 왔다. 아오 저쪽으로 가지 말아야 겠다. 패트릭은 지난 번 일도 그렇고 해서 인지 군인이 보이는 곳으로는 가까이 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나도 여기서는 군인들 있는 곳으로 가고 싶지가 않다.


오후12시40분
집회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응급차가 계속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4대 난 온 응급차가 계속 교대로 달린다. 피융~하는 소리와 펑펑 터지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누군가가 응급차에 실려간다. 멀리서 이스라엘군이 저격총으로 조준하는 것이 보인다. 지독한 놈들이다.


오후12시52분
집회가 어느정도 정리되고 같이 온 압달라 씨(후와라 압달라랑 다른 압달라 씨임)가 네타씨와 캐스트롤이 팔레스타인 사람 2명과 함께 체포되었다고 한다. 언덕 위로 올라가 이스라엘 군들과 마주보며 집회를 하던 그룹이 있었는데 그 그룹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하..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이곳 집회가 가장 많은 사람이 오고 가장 많은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 2번 밖에 오지 않았는데 너무 큰일들만 일어난다.


오후1시40분
돌아가는 길에 보니 간이로 마련된 단상 위에서 연사들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었다. 그래 집회이후에 발언을 해야지... 우선 패트릭, 젬마 그리고 압달라 씨와 함께 이 곳에서 대기를 했다. 주위에 있는 애들이랑 사람들이 또 ‘니하 니하’ 거린다. 솔직히 저 말들이 썩 기분 좋지는 않다. 왠지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도 들고 나쁜 의도가 아닌 것은 알지만 지금 같은 경우에는 만사가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지난 주에 만난 분이 이제 마을회관에서 점심을 먹을 테니 다 같이 먹고 가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오늘 아직 한 끼도 안먹었다. 하지만 별로 배가 고프지는 않다. 회관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딱히 우울한 분위기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후2시40분
식사를 마치고 나와 패트릭은 나불루스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탓다. 오! 여기서도 와엘을 만났다. 와엘이 외국인이 앞자이세 앉아 주었으면 한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그리고 출발한지 얼마 안 되서 길이 막혔다. 여전히 집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최루탄냄새가 버스 안으로 들어온다. 막힌 길을 잠시 치우러 내린 사람들 중 한사람이 최루가스를 많이 마셨는지 버스로 들어오자마자 쓰러졌다. 구급요원이 버스에 있었는지 바로 진찰을 했다. 다행히 정신을 차렸지만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탄 버스가 군인들 사이를 지나갔다.

오후3시
나불루스로 가는 중이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기만 하다. 


오후3시30분
후와라에 도착했다. 이 큰 집을 오늘은 나와 패트릭 둘이서만 쓴다. 체포된 네타와 캐스트롤이 걱정된다.

오후5시40분
페이스북을 통해서 체포될 당시의 상황이 담긴 사진을 보았다. 개놈들이다. 무기도 들지 않은 사람에게 이스라엘군이 보여준 폭력은 잔인하고 야만스러웠다. 게다가 캐스트롤의 얼굴은 맞았는지 상당히 부은 상태였다. 지금 당장 무슨 일을 할 수도 없는 상태인게 갑갑하다. 툴모스아이야는 쿠프리 카툼과 함께 잊지 못할 장소가 될 것 같다.

냐옹

0 댓글

목록

Page 8 / 26
제목 섬네일 날짜 조회 수

샤론 이스라엘 총리에게 보내는 서한

| 성명
  2004-08-05 9467

아리엘 샤론 총리 귀하 귀 정부가 팔레스타인 독립적 주권국가 창설을 골자로 하는 ‘중동평화 로드맵’에 합의했을 때 국제사회는 두 민족간의 56년간의 유혈분쟁이 종식될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귀 정부는 테러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차단하기 위하여 웨스트뱅크의 점령지를 따…

이스라엘 분리장벽관련 ICJ와 유엔총회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34개 인권단체 성명

| 성명
  • file
섬네일 2004-07-23 12647

이스라엘은 국제사법재판소(ICJ) 결정과 유엔총회의 결의에 따라 분리장벽을 즉각 철거하라 지난 20일, 유엔총회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설치하고 있는 분리장벽이 불법이라는 국제사법재판소의 권고판결을 따를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150-6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지난 7월 9일, …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중 학살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즉각 철수하라!

| 성명 119
  2004-07-02 8685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중 학살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즉각 철수하라! 지금 한국은 전쟁과 테러의 악순환이 거듭되는 가운데 희생된 김선일씨의 죽음으로 충격과 비통에 빠져있다. 우리는 김선일씨의 죽음을 통해 자국의 이익만을 쫓는 강대국이 무고한 주변국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구체적인 폭력의 양상을…

세바스티아에서의 열흘 - 첫번째 이야기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10-16 7743

팔레스타인인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 어떤지 알아보겠다고 팔레스타인에 온 지 어느덧 3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지난 열흘은 팔레스타인에서도 세바스티아라는 3천 여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작은 시골마을에 머물렀습니다. 팔레스타인을 조금 다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세바스티아’라는 이름 자체가 아랍식 이름은 아닙…

세바스티아에서의 열흘 - 두번째 이야기

| 현지에서
  2009-10-16 7285

빼앗긴 놀이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위즈단에게서 어제 있었던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제 덴마크에서 10여명의 사람들이 세바스티아로 왔었습니다. 단순한 관광이기보다는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알기 위해 10여 일 동안 여기저기를 여행하고 다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던 시간에 외부에서 사람들이 왔으니 저도 …

예루살렘, 조용한 추방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10-13 7729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며칠 앞두고 오랜만에 예루살렘을 찾았습니다. 늘 시끄럽지만 요즘 한창 예루살렘이 시끄러웠고, 3차 인티파다를 예상하는 사람이 있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메카, 메디나에 이어 이슬람 3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알 아크사 모스크에 유대인들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몰려 들어갔습니다. 이들이 주장하…

오늘 이야드 교수님께 들어온 팔레스타인점령사 & 연대를 통한 "인간의 인간화"

| 만남 1
  2009-10-10 6754

Bizeit 대학에서 가르치시다가 지금은 RCHRS라는 인권연구소에 계시는 Iyad Barghouti 교수님께서 Korea-Middle East Association?이런데서 하는 회의 참석차 다음주월욜까지 한국에 계시다고.... 하셨는데 원체 연락이 안대서 건국대학교 아랍연구소측에서 하는 세미나로 찾아갓다능 연구소에 계신 교수님 몇분이랑 한국외대 …

총을 쏘지 마라

| 현지에서 1
  • file
섬네일 2009-09-30 7540

[해방을 향한 인티파다](66) 발레인, 투쟁은 계속된다 미니 / 2009년09월30일 17시22분 이스라엘은 2002년부터 팔레스타인인 거주 지역 주변에 콘크리트와 철조망으로 장벽을 쌓고 있습니다. 사람을 잡아다 감옥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의 생활공간 자체를 감옥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3년 만에 라말라 근처…

책읽기 모임 후기

| 세미나 4
  2009-09-25 8349

책읽기 첫모임이 9월 23일 수요일 저녁에 있었습니다. 참석한 사람은 "발칙한", "뎡야", "순이" 세 사람이었습니다. 첫 날은 앙리 꼬르방이 쓴 <이슬람 철학사>의 머릿말을 읽었습니다. 공부방식은 이전에 올린 대로 와서, 소리내서 읽고 모르는 부분을 얘기하고, 읽은 부분을 조금씩 정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머릿…

예루살렘에 가 봤니?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9-23 6515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이스라엘이 관리하는 국경을 통과해야 합니다. 또 중동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면 여권에 이스라엘에 입국했던 흔적이 있으면 시리아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시리아와 전쟁을…

팔레스타인 일기 - 09/09/16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9-17 6073

1. 아파치 친구들이 테레비 소리를 낮추더니 갑자기 하늘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소리를 들어보라고 한다.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다시 들어보라고 한다. 헬리콥터 소리란다. 그러고 보니 '두두두두' 헬리콥터 소리가 들린다. 어제 오늘 마을의 하늘 위로 이스라엘의 아파치 헬리콥터가 떠다닌다. 2. 무함마드 툴카렘…

팔레스타인에서 생활하기 - 돈, 돈, 돈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9-15 7944

해외 여행을 하다보면 고민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돈을 왕창 들고 다녀야 하는지, 한국에서 딸라로 다 바꿔 가야하는지 등에 대해서 아리까리할 때가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 돈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하면 됩니다. 은행이 많으니깐요. 당신 은행에 잔고가 없으시다구요? 그건 저로써도 어쩔 수가... ㅠㅠ 1. 은행 찾…

완전 뒤늦은 Parents Circle 간담회 후기~

| 거리에서
  2009-09-04 6213

안녕하세요킴유입니당* 이런 후기는 처음써보는거라 백년동안 고민하다가 에라 이러구 시작해놓고 지금은 출국해버려서 매일매일 죄책감에 시달리다가ㅋㅋㅋ 오늘 회의 마지막 날이라서 땡땡이치구 지난주에 써놓은거 정리해서 올릴게요!ㅋㅋ 아 , 이 후기는 8월 24일에 있었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과 가진 간담회에 대한 …

점령이 인간의 수염에 미치는 영향?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9-04 6646

팔레스타인 얘기하다보면 자주 나오는 것이 검문소에 관한 것인데 요즘은 검문소 다니기가 몇 달 전에 비해 수월해졌습니다. 이스라엘에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내세운 것이 ‘경제적 평화’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검문소를 조금 더 열어서 사람이나 물건이 조금 더 다니게 하고, 경제 지표도 좀 올려 줄 테니 난민이니 예루…

인간의 공존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8-23 6276

사진1.2008년12월, 헤브론 지역 점령민이 불태운 팔레스타인인의 집 예루살렘과 헤브론 지역은 이스라엘이 추진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 비우기’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인 비우기’는 말 그대로 쫓아내든, 못 살게 하던 팔레스타인인을 몰아내고 유대인을 이주 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역사와 종교와 땅 시오…

인간의 교육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8-23 5513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팔레 인간의 교육 교육이 모든 것을 해결할 거라 생각지는 않습니다. 교육도 교육 나름이어서 시험 잘 치고 출세만 하기 위한 교육이야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반대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일수록 삶과 사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고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교육…

아부 마흐무드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8-20 9438

사비르 열매가 잔뜩 매달린 가시 선인장 “반다, 어제 왜 우리 집에 안 왔니? 우린 완전히 화났었어. 너를 위해 어제 생선을 사러 갔다 왔단 말이야.“ 나와 미니는 파르하에서 열린 ‘인터네셔널 유스 페스티벌’에 다녀오느라 지금 머물고 있는 델 룩손을 떠나 1박2일 파르하에서 머물렀다고 서둘러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주…

새로운 인간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8-17 5819

▲  팔레스타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담 후세인 사진 미니 체게바라도 좋고 싸담 후세인도 좋아요 팔레스타인에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꽤 인기가 좋습니다. 언뜻 들으면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는 말입니다. 체게바라가 그려진 옷을 입고 체게바라를 좋아한다면서 사담 후세인도 좋다고 하면 더욱 그렇습니…

결혼식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8-14 6814

090731 결혼식 전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 모여 집 앞에서 파티를 한다. 누구의 결혼식인지 모르고 가게 된 그곳에서 이방인인 나 조차도 그가 결혼식 주인공인 알아 볼 수 있는 말끔한 양복 차림에 머리에 기름을 바른 단정한 모습. 친구들은 주변에서 춤을 추고, 화려하게 장식된 붉은 양산 아래의 그는 다소 경직된 모습이…

인간의 단절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09-08-06 5671

검문소를 지키고 있는 이스라엘 군인 와엘 집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는데 마젠이 요가 얘기를 꺼냅니다. 굳이 요가라고 할 것은 없지만 몸 풀기 동작을 보여 줬습니다. 그러니깐 마사지 얘기를 꺼내서 잠깐 만져 주려고 엎드리라고 했습니다. 웃옷을 들쳐 올리는데 허리 쪽부터 척추를 타고 등에 길게 상처가 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