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fis.or.kr/bbs/board.php?bo_table=forum_chat&wr_id=4633&page=&sfl=&stx=&spt=&page=&cwin=#c_46383월 19일 목요일인 오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의 일인시위'에 참여해 준 분은
'서울영상집단'의 이마리오 감독입니다.
이마리오 감독은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학살과 생존자들을 주제로 한 '미친시간'을 만들기도 했고, '불타는 필름 연대기'라는 옴니버스 다큐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힘겹게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만든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작품에서는 독립영화인들의 일상의 단면과 목소리를 통해 '독립영화'와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마리오 감독은 지난 12월 27일부터 22일동안 이스라엘이 가자 폭격과 학살을 자행하던 당시에도 이스라엘 규탄과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한 공동행동을 부지런히 영상으로 담아주었던 분이기도 합니다.
<경계를넘어>의 일인시위는 원래 금요일인데요,
이번 주 금요일인 3월 20일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점령, 6년이 되는 날을 기억하는 기자회견이 잡혀있어서 일인시위를 하루 앞당겼습니다.
이마리오 감독이 서 있는 동안 어떤 분은 '화이팅' 하고 불끈 쥔 주먹을 보여주고 가시는 분도 계셨고, 한국국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친선'을 상징하는 뱃지를 단 한 아저씨는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지나가더군요.
뱃지까지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 걸 보니 이스라엘을 돕자고 나서는 보수기독교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데, '화이팅'을 외쳐준 분처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반대하는 분들의 행동도 더 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스라엘 대사관이 있는 건물 앞에 서 있으니 약간은 매캐한 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더라고요. 아마도 도심의 높은 건물들과 아파트 숲 때문에 미쳐 빠져나가지 못한 황사가 맴맴 돌고 있는 것이겠지요.
청계천 길을 따라 빽빽하게 세워놓은 태극기가 펄럭거리고, 누가 붙였는지 알 수 없는 현수막에는 '태극기 사랑은 나라사랑', 너무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대충 '당신은 조국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합니까?'라는 말이 적혀있더군요.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자고 법개정을 요구하는 집권당 한나라당과 작년 8.15를 건국기념일로 대대적으로 홍보 행사를 치룬 현 정권이 '국가이데올로기'을 강조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겠지요. 근데 '애국'을 앞세우면서 늘 하는 짓은 미국의 꼴통우익, 기독교우파들의 이해관계에 똑 맞아 떨어지는 것이지요. '애국'도 부담스럽지만 그 '애국'을 가장하는 짓거리도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마리오 감독은 곧 강릉으로 떠나십니다.
'경쟁과 이윤, 개발과 파괴, 그리고 소비'의 논리로 돌아가는 이 도시가 싫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강릉에서의 독립영화 활동을 하기 위해 떠나신다고 합니다.
늘 한국 사회의 이주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등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민간인학살과 같은 가려진 진실에 대해 목소리를 냈던 이마리오 감독이
서울에서의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한 행동은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겠지만요,
그가 앞으로 만들어낼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영화들을 가지고
또다른 '연대'의 자리에서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스라엘 대사관 앞을 지켜준 이마리오 감독님, 수고하셨습니다.
언젠가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또 만나길 바랄께요~
정리_강아지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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