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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5-1.7

냐옹, 2015-01-12 11: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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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1월5일 오전10시50분


엘피와 클레어와 함께 아크라바를 방문하기로 했다. 다시 후와라 팀이 생겼다. 아무튼 조직이라는 것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인가 보다. 무라드 씨와 같이 아크라바로 향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저번 주 금요일에 점령민이 와서 총을 쏴대며 올리브 나무를 공격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충돌이 일자 이스라엘 군인이 왔고 그들은 점령민과 같이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공격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4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체포당했다고 한다. 게다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비디오 촬영을 하자 점령민들에게 군복을 나누어 줬다고 한다.(아마도 군복을 입고 총을 쏘는 게 합법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본다.) 또한 지금 동네에서 양들이 62마리나 죽었다고 한다. 양치기에게 들어보니 점령민들이 물가와 풀들에 독을 뿌렸다고 한다.(그러나 이것은 사진과 같은 객관적인 자료가 없습니다.)


오후1시20분

양들이 죽었다는 곳으로 차를 타고 이동해 보니 이스라엘 경찰차가 있었다. 아무래도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좀 떨어진 곳으로 가서 양들을 보았다. 군데 군데 쓰러져 있는 양들이 보인다. 약 10마리 정도의 양이 죽어 있었고 가까이 가보니 무언가 토한 흔적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스라엘 군 지프가 우리가 차를 세워둔 곳으로 왔다. 저번에도 그렇고 왜 나오기만 하면 이스라엘 군 지프랑 마주치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비니로 머리카락도 가리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따로 우리를 부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조금 겁난다. 무라드 씨가 사진을 찍거나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해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11.jpg

(죽어있는 양의 모습)

군인들이 탄 지프가 돌아가자마자 우리도 바로 이동했다. 하...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이제 군인들만 보면 머리가 아프고 살이 떨린다.


1월6일 오전9시

후와라 근처에 있는 데이스티야라는 곳에 가기로 했다. 마치 쿠프리 카툼처럼 여기도 도로가 봉쇄 되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도로 막는 게 취미인가보다.


9시30분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어제부터 불던 바람이 더욱 강해졌다. 그런데 근처 가게에서 막힌 도로의 상황을 물어보니 어제부터 봉쇄가 해제되었다고 한다. 으잉??? 일단 우리는 엘피가 알고 있는 현지분의 집으로 갔다. 아베드 씨(아베드란 이름은 너무 흔하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어제 밤이 되어서야 봉쇄가 풀렸다고 한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물어봤지만 누가 알겠냐는 대답만 돌아왔다. 막을 때도 자기들 멋대로 하더니 풀 때도 자기들 멋대로 하는 가 보다.


오후12시35분

 22.jpg 33.jpg


 아베드 씨의 집에서 나와 도로로 가보았다. 어제 밤 10시부터 봉쇄가 풀렸다고 하는 데 도로를 막는 용도로 사용된 돌들이 아직 치워지지 않아서 도로 옆에 있는 샛길이 이용되고 있었다.

(막혀있는 도로와 샛길 왜 풀렸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도로봉쇄라고 하니 쿠프리 카툼이 많이 생각났다.)


오후1시

전에 패트릭 사건 때 라말라병원에서 만났던 잇사 씨와 재회했다. 엘피하고는 이미 꽤 오래전부터 구면이었나보다. 잇사 씨네 집은 여기서 멀지 않은 곳 이었다. 집으로 가보니 잇사 씨네도 대가족이다. 아이들이 6명이나 있다. 아이들이 가라테를 배운다면서 나보고 배웠냐고 물어본다. 하하 이거 참 군대에서 배웠던 태권도를 조금 보여주고 나서 둘째인 아흐메드의 가라테를 실력을 구경했다. 오우 절도 있게 잘한다.


오후4시

항상 아이들이 있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가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제 겨우 9살인 히바가 자신이 그린 그림이라면서 보여준는 그림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사람을 체포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기분이 복잡해졌다. 올리브 나무와 집이 그려져있는 평범한 그림을 보다가 갑자기 나온 이스라엘 군 지프와 군인의 모습에 나와 같이 그림을 보던 클레어도 조금은 당황한 눈치다. 잇사 씨 네 집을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내내 그 그림이 걸린다. 그나저나 이번 주에 눈이 내리면 상점들이 운영을 안 한다고 한다. 미리 음식들을 사두고 하는데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일기예보를 보니 영하까지 온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진짜 돌아갈 날이 얼마 안 남았나 보다.


1월7일 오전10시40분

굉장한 바람소리 덕에 잠을 설쳤다. 지금은 비까지 내린다. 게다가 정전이다. 하하... 오늘 날씨가 좋으면 부린을 가려고 했는데 못 갈 것 같다. 아직은 눈이 아니지만 눈이 오는 날에는 대부분의 상점들도 문을 닫고 다들 집에 있는다고 한다. 허허 압달라는 ‘여기 한국아니고 팔레스타인이야~’라고 한다. 하하


오후2시40분

전기가 들어왔다. 인터넷도 되고 근데 불안정하다. 그리고 밖에는 눈...이라기보다는 우박이 내린다. 세상에... 눈오면 눈사람 만들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눈사람은 못 만들 것 같다.


44.jpg 55.jpg 


이렇게 굵은 우박은 난생 처음 본다. 녹색의 올리브나무와 하얀 우박의 조화가 신기하다.)


사진을 찍으려고 나갔는데 떨어지는 우박들이 아프다고 할 정도로 세차게 떨어진다. 이렇게 큰 우박은 난생처음 본다. 그리고 그 덕에 오늘은 아마 집에 갇혀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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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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