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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촛불문화제에서 연대발언했던 내용입니다.

 

지금 중동 지역이라 하면 우리는 쉽게 전쟁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특히 팔레스타인은 '중동의 화약고'라는 이상한 별명으로, 언제나 이스라엘과 '분쟁' 중이라고 뉴스에 보도됩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은 한국이 일본에게 당했듯이, 이스라엘에 점령당하고 식민 지배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것도 한국이 해방을 맞이한 그 무렵, 원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소수의 유대인과 공존하며 살던 땅에, 유대인들만의 국가를 표방하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들어선 그때부터, 지금까지 말입니다.

우리가 겪었던 역사를 통해 이스라엘에 점령당하고 식민지배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입장이 돼서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점령과 식민화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라 부르며 그들을 죽이고 가둡니다. 저항하는 사람이 여자인지 어린이인지, 비무장인지는 상관 없습니다. 이스라엘군의 탱크에 돌로 맞서는 이들을 감옥에 20년간 쳐넣습니다. 농사 지으러 가는 농부를 쏘고, 고기 잡으러 가는 어부를 쏩니다. 초법적 살인에 저항하는 시위대를 쏘고, 쏟아지는 총알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구하러 가는 국제활동가들을 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08년부터 요 7년간 이스라엘은 서울의 절반이 조금 넘는 가자지구를 세 번이나 집중적으로 침공해 4천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4천명이 죽었다는 것은 어린이가, 여성이, 노인이 죽었다는 뜻입니다. 4천명이 죽었다는 것은 더 많은 이들이 다치고, 집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었음을 의미합니다. 가자지구의 고작 7살 어린이는 이 끔찍한 세 번의 침공을 모두 다 겪어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점령을 항구적인 전쟁 상태라 불러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점령을 당하고 식민 지배를 당하는 매 순간 순간이 전쟁인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일본에 점령당했던 과거를 청산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은 아직까지도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용서를 구하고 위안부 생존자 분들께 사죄 드리기는 커녕 자신들의 범죄를 미화하고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스라엘은 현재 진행중라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점령과 식민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감히 '평화'를 운운하고 '전쟁'에 반대한다며 오히려 팔레스타인인들이 평화를 바라지 않는다고 거짓 선동을 일삼습니다. 이들의 사실 조작과 거짓 선동에 따라 춤추는 국제 사회의 저 높으신 양반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이스라엘과 '평화적으로 공존하라'고 강요합니다.

하지만 도대체 저들이 말하는 평화란 무엇입니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고, 내쫓고, 그 자리에 들어가서 사는 점령자들도 평화를 말합니다. 자기네를 "평화의 천사들"이라 부릅니다.

그러면서도 아주 대놓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여야 한다고도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한 정치가는 팔레스타인 임산부들을 다 죽여야 테러리스트가 태어나지 않는다는 망발을 공식 석상에서 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 중에 임산부들을 고의적으로 타겟팅한 일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스라엘 학자는 팔레스타인 여자들을 다 강간해야 된다고도 말했습니다. 이것이 다름 아닌 지금, 21세기에 일어나는 일이며, 바로 이들이 '평화'를 얘기하는 자들입니다.

불과 2주 전에, 18개월 된 아기 알리가 불에 태워져 살해당했습니다. 일제점령기에 조선에 살던 일본인들처럼, 팔레스타인 안에 불법적으로 살던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아기의 집을 불태워서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담요 속에 알리가 있는 줄 알고 담요를 안고 나왔던 알리의 엄마는 담요만 끌어안고 발을 굴러야 했습니다. 같은 공격으로 입은 화상으로 고통받던 알리의 아빠도 며칠전 알리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이것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오늘날 겪고 있는 현실의 한 단면일 뿐, 이런 사례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평화라니요. 전쟁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평화라니요.

저들이 말하는 평화는 점령에, 식민화에 저항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냥 당하고 살라는 것이 저들이 말하는 평화의 실체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이, 그 땅에 존재하는 것이 저항이라고 말합니다. 이 70년간 계속 돼 온 전쟁범죄를, 점령과 식민지배를 끝내지 않고서는 평화란 불가능합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함께 하고 연대하는 것이 평화를 얘기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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