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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운동가 폴린 박(Pauline Park)씨에 대한 소개글 입니다. 성소수자 운동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점령에 반대하는 뉴욕 퀴어들NYC Queers Against Israeli Apartheid(QAIA) 활동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폴린씨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팔연대와 함께 차별과 점령에 맞서 온 그녀의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글로 먼저 만나보시고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와 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 함께 준비한 이야기 자리에서 더욱 생생한 이야기 들어보세요


작가/활동가 폴린 (Pauline Park) 에 대한 싱가폴 시인 고 지롱 (Jee Leong Koh)의 소개 글


2015/6/11, 김해서 번역 



포드험 대학에서의 시 낭송회에 참가하기 전에 맨하탄의 헬스 키친지역에 있는 Nook 이라는 조그마한 레스토랑에서 폴린을 미리 만나서 식사를 했다. 폴린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과 새로 출간된 내 시집에 대한 이야기로 저녁식사 테이블이 채워졌다. 최근 그녀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로코코 시대의 화가 와 토의 작품 “키테라 섬으로의 여행”에 기반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했다. 


그리스에 있는 키테라 섬은 아프로디테의 출생지라고 여겨진다. 미술사학자들은 그림에 그려진 한쌍의 연인이 이 사랑의 섬을 향해 가고있는 것인지, 아니면 섬을 떠나고 있는 것인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폴린이 설명해줬다. 그림에 그려진 분위기는 사랑에 대한 기대감일까, 지난 사랑에 대한 노스탤지어일 까? 둘 다일수도 있지 않을까. 도착과 출발을 함께 그려낸 작품의 예술성처럼. 


폴린이 자기 가방을 뒤지더니, 나에게 “고국: 인종, 공간, 시간을 가로지르는 여성들의 여행” (패트리샤 저스틴 투망, 예네샤 드 리베라 편집, Seal Press 출판) 이라는 문집에 실린 그녀의 글 “집을 향해: 트랜스 젠더 한국인 입양인의 여정” 을 건네주었다. 그녀의 에세이에는 한국인 입양인이라는 인종적 정체성과 트랜스젠더 여성이라는 성적 정체성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의 여정이 담겨있었다. 


그녀의 에세이와 삶은 정말 다양한 지역을 가로지른다. 8개월 때 폴린은 서울을 출발해 도쿄, 앵커리지 를 지나 시카고의 양부모에게 보내졌고, 밀워키 위스콘신으로 이사를 가서 찬송가를 부르는 독일 루터 교 집안에서 자라났다. 어렸을 적의 이 긴 여행은 그후 그녀의 삶을 형성하게 된다. 그녀는 떠돈다. 매디 슨으로 대학을 갔고, 런던에서 석사를 마치고, 시카고에서 홍보관련 일을 하다가 일리노이 어바나 샴페 인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현재는 뉴욕 퀸즈에서 활동가로서 그녀의 삶을 살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는 둘다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싱가폴에서 뉴욕으로 이사한지 3년이 지난 2006년이었을 수도 있다. 첫 만남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폴린과의 만남들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 녀가 공동창립했고 현재도 이끌고 있는 뉴욕의 NYAGRA (뉴욕 성평등 권리를 위한 시민단체)에서 주최 한 행사의 기억, Kips Bay에 있는 폴린의 친구 집이라고 할수 있는 Chez Warren Wyss 에서의 애피타이저 를 먹고 Morgan도서관에 가서 중세 채색 필사본을 구경한 기억,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나, 세명의 게이 남성들, 폴린이 함께 핸델 오페라를 봤던 기억, 퀸즈에 있는 그녀 아파트의 재활용된 가구 사이에 우뚝 서있는 피아노 위에서 폴린이 바흐와 쇼팽을 연주해준 기억, Sunnyside에서의 내 책 출간 파티, 친 구들과 동지들과 팬들로 인해 성황을 이루던 소호 갤러리에서 맞이한 그녀의 50번째 생일. 그녀의 친구 들은 대부분 그녀의 동지이자 팬이기도 했다. 


폴린은 활동가로서의 삶을 살고, 숨쉬고, 먹는다. 그녀는 정말 열심히 네트워킹하고, 동맹을 만드는데 능 숙하며, 항상 웃음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친구이든 적이든, 그 누구에게도 “안된다”라는 말을 용납하 지 않는다. 줄리아니와 블룸버그 뉴욕 시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랜스젠더 권리 법 제정을 위한 캠페 인을 이어나갔다. 뉴욕 시 의회는 2002년에 45-5 투표로 마침내 법안을 통과시켰다. 폴린이 지금까지 가 장 자랑스러워하는 성과다. 그녀의 에세이에서 이렇게 말한다. “3년동안 입법 캠페인을 이끄는 것은 5년 반동안 정치학 이론을 공부한 것보다 나에게 정치에 대해서 훨씬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고. 


하지만 나는 그녀의 활동을 팔로우하기보다는 그녀의 글을 열심히 읽고 있다. 폴린은 대단한 논객이다. 그녀는 상대편을 단순히 몰아붙여서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대신 번득이는 제기로 제압한다. 술에 만취 한 멜깁슨이 2006년에 경찰들에게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했을 때 대중의 분노를 샀고 두번이나 공식적 으로 사과를 해야 했다. 폴린은 Big Queer Blog (커다란 퀴어 블로그) 에서 그 전에 멜깁슨이 했던 동성애 혐오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그녀는 블로그에서 이렇게 질문한다. “반유 대주의와 동성애혐오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리고 대답한다. “반유대주의는 당신의 커리어를 망칠 수 있지만, 동성애혐오는 할리우드나 주류 미디어가 용납하고 넘어간다.” 


신문, 영화, 소셜 미디어 등에 자신을 계속 내비치려면 강철과 같은 담력이 있어야 한다. 고집스러운 가 치관과 강한 자아의식도 있어야 한다. 그녀가 헬스키친에서 나에게 건내준 에세이 “집을 향해”를 통해 나는 폴린이 지금의 그녀가 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사과정의 시간은 그녀 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데 “중심”적이었다고 한다: 


“1993년 12월에 내 박사과정 논문을 마치고 있을 때, 정치이론 세미나에서 푸코를 발견했다. 이 급진적 인 게이 프랑스 이론가는 내 일생동안의 정체성 콤플렉스를 다시 생각해보는데 도움을 주었다. 나는 그 때까지 내가 다른 이들의 기대에 맞출 수 없는 “가짜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아왔었다. 푸코와 정 치 이론가들을 읽으면서, 나는 “한국적”인 것의 추구나 그것으로부터의 탈출은 애초에 실패할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애초에 “한국적”이라는 본질은 없기 때문이었다. 나는 한국인 입양아로서 특수 한 정체성을 정립하기 시작했다. 나는 한국인이나 한국인 1세대 이민자들처럼 인종적으로 한국인이지 도 않고, 미국에서 태어나서 영어를 하는 한인 교포도 아니었다.” 


그녀의 글은 나를 울렸다. 


나는 “가짜”라는 그 심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싱가폴에서 영국으로 대학을 가기도 전에, 나는 만다린 중국어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가짜 중국인으로 여겨졌다. 싱가폴에서는 만다린을 해야 중국인으로 여겨지고, 내가 집에서 사용하는 영어와 광동어는 하위문화로 여겨졌다. 영어를 사용하는 중국인은 겉 은 노란색이고 속은 흰색인 “바나나”로 불렸다. 영어를 사용하는 계층에게 정치적 경제적 영향을 빼앗 기고 있던 계급으로부터 이런 소리를 들었으니 사실 내가 피해자라고는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내 경험 은 폴린이 푸코에게서 발견한 것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인종적 정체성에는 본질이 없다는 것을. 정체성 은 역사적으로 구성되어지고, 계급과 다른 이해관계에 의해 변화된다는 것을. 


폴린이 한국인 입양아로써 그녀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때에 그녀는 자신의 성정체성도 받아들 이기 시작했다. 


“나는 나 자신을 ‘남성의 몸을 한 여성’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내에서 도 급진적인 발상이었다. 내가 남성성기의 존재유무가 누군가를 남성이나 여성으로 결정짓는다는 가정 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크로스드레싱하는 이들은 나는 항상(full-time) 여성으로 살기 때문에 내가 너무 트렌스섹슈얼하다고 여기고, 트렌스섹슈얼들은 내가 호르몬 테라피나 성전환 수술을 받기 않았기 때문 에 또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트렌스젠더 사회 내에서도 나는 경계인이다.” 


우리가 누구인지 명료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을 이름 지어야 한다. “남성의 몸을 한 여성” 이 라는 이름은 폴린이 그녀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사회의 거울로부터 눈길을 돌린다면, 새로 운 거울이 되어줄 언어가 필요하다. 추상의 힘을 가진 언어는 우리 자신을 바라볼 거리를 준다. 우리의 모호한 네트워크를 “I (Intersexual)” 이라고 이름짓는 것은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을 가시화시키는 방법이다. “남성의 몸을 한 여성” 이라는 이름 또한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자신을 불러일으켜 존재해야 한다. 


한 사람의 변화한 자기인식은 다른이들의 자기인식을 촉발할 수 있다. 2001년 9월에 워싱턴 DC 에서 있 었던 제1회 국제 한국인 입양인 1세들의 모임에 대한 폴린의 경험을 통해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00명 이상의 한국인 입양인들과 모임을 갖는다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커밍아웃한 트렌스젠더 사람을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나를 만나고나서 놀랬지만, 그들은 곧 한국인 입양아로 서의 내 삶이 그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정체성은 진실성의 문제만은 아니다; 정체성은 공동체의 문제다. 한국인 입양인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 인 후에서야 폴린은 이 행사에 참가했다. 그녀는 “남성의 몸을 한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포함한 그녀의 다른 모든 정체성들을 수용한 채 이 공동체에 입문했다. 이제 한국인 입양인 공동체의 정체성은 조금이 라도 변화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 공동체는 그들의 삶과 비슷한 “인생사”를 거부할 수 없을 것이 고, 인간의 다양한 경험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폴린의 글을 읽으면서 정체성에 대한 내 생각을 한번더 정립하게 되었다. 정체성은 불필요하게 제한적 이고 편협하다는 것이 내 기본적 입장이다. 나는 국기를 흔들며 5년계획을 수립하고 군대와 올림픽을 구축하는 국가적 정체성에 대해 특히 회의적이다. 하지만 완전한 거부보다도 더 유익한 방식은 내 안에 서 북적대는 수많은 정체성들을 받아들이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거대하다. 나는 다중을 포함한 다.). 나는 실용적인 국가인 싱가폴에서 시인이 되고 싶고, 영국의 시적 전통에서 싱가폴인이 되고 싶다. 나는 무신론자들 사이에서 종교적이고 싶고, 내 가족 속에서는 동성애자이고 싶다. 


대립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성을 위해서. 자아의 연극에 대한 이야기는 내 마음을 차갑게 한다. 자아가 아무리 움직이더라도, 나 자신에게 진실하려는 노력은 나에게 있어서는 아직 윤리적 원칙이자 심리적 충동이다. 폴린의 에세이의 핵심은 그녀가 집이라고 부르는 곳에 대한 부분인데, 이곳에서 그녀는 피아 노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문단에서 그녀는 “진실성”이라는 단어 뒤에 “충만함”이라는 단 어를 사용한다. 그녀의 단어사용은 의미심장하다. 무언가에게 진실된다는 것은 그것을 충만하게 느낀다 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단일하고 정확한 정체성이 아닌 풍부하고 복잡한 진실성을 추구하도록 이끈 다. 어쩌면 이러한 이끌림이 키테라 섬을 떠나거나, 또 섬으로 가고 있거나 하는 와토의 연인의 역동적 인 춤에 폴린이 그토록 영감을 받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골랐지만, 또 그녀를 위해 정해진 피아 노라는 악기를 연주할때마다 그녀가 재창조하는 춤처럼 말이다.


“피아노를 사서 내 작은 아파트를 잃어버렸던 유년의 음악의 정신들로 채웠다. 내가 유년에 들었던 바 흐의 전주곡, 슈베르트의 즉흥곡, 쇼팽의 연습곡을 연주할 때면 나의 현재와 과거의 구분이 녹아내린다. 유년의 루터교 찬송집의 독일어 찬송가를 부를 때면, 진실된 자아를 찾기위한 내 여정에 음악이 아직도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를 깨닫게 된다. 내 피아노가 가장 충만한 의미에서의 나의 집이다. 단순한 악기 이거나 장식용의 가구가 아니다. 피아노는 내가 나만의 집의 문화를 창조하는데 이바지하는 자아결정 의 수단이다. 또한 기억이라는 예술의 악기이고, 자아의 발굴에 사용되는 도구인 것이다.”



영어원문(English): http://www.lambdaliterary.org/features/06/11/pauline-poet-jee-leong-koh-on-writer-and-activist-pauline-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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