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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17:49

영화 <거품 the bubble>

(*.88.105.31) 조회 수 9241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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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692.jpg

 

 

영화 <거품, the bubble>

 

 

로미오와 줄리엣의 중동판 혹은 <요시와 자거> 2탄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 영화.

며칠 전 영화파일들 뒤적이다가 다시 본 영화 버블.

사실은 어떤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자료로 볼 만한 영화를 찾다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들이 대어 보려고 했던 건데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질 것 같아서 결국 자료로 쓰진 못하고 오랜만에 혼자 영화만 다시 봄.

다시 본 기념으로 약간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하는데 스포일러는 없으니 안심하세요~

 

팔레스타인에서 동성애자 혹은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현실을 살펴보면 아마 아득할 것 같다.

내가 아주 짧은 시간동안 이지만 팔레스타인에서 경험한 성별 분리 문화나 여느 사회가 그렇듯 아주 질척하면서고 견고하게 일상에 스며있는 가부장제에 대한 느낌만으로도 추측은 어렵지 않다. 명예살인(hornor killing-가족의 명예, 즉 정략결혼의 거부나 성폭력 피해, 간통의 혐의 등등의 이유로 가족 구성원에 의해 주로 여성이 살해당하는 범죄)을 반대하는 의제가 여성단체들 안에서 아직 완전히 폐기 되지 않고,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해지기도 하는 팔레스타인에서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 런지 상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명예살인과 관련해서는 할 이야기가 많은데 책 <라피끄>를 참고해 주세요.)

 

들은 바로는 팔레스타인에서 성소수자의 커밍아웃은 당연히 아주 위험한 일이라고 한다.

팔레스타인의 성소수자 문화는 서예루살렘의 이스라엘 게이바등을 중심으로 주로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물론 팔레스타인 국적으로 예루살렘에 접근 가능한 사람은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지고 있거나, 동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사람이거나 혹은 예루살렘 접근이 가능한 아주 제한적인 상황을 다행히(!) 넘어갈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 가능한 일이다.

<버블>에서 아쉬라프가 텔아비브에 머무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 미등록 노동자를 떠올리게 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

어쩌면 다른 곳 이를테면 서안 지구의 라말라나 나블루스 같은 대도시 어디즈음에서 모임이나 문화가 형성되어 있을 수 있지만 아마도 극도로 제한적인 모임으로 드러나지 않게 잘 숨어 있어야만 할 것 이다.

 

 

 

사진 005.jpg

<이스라엘 텔아비브 메인 거리의 레인보우 깃발과 사람들>

 

 

오륙년전 팔레스타인-이스라엘에 갔을 때 텔아비브(이스라엘의 문화 수도라고 불리우는 곳)의 시내 한 복판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많은 고층 빌딩 사이 어느 곳에 레인보우 깃발이 걸려 있었다. 시내 한복판의 주택가와 연결된 어디즈음 이었던 것 같다. 오히려 그런 곳이 더 불안하고 위험할 것 같기도 한데 말이다.

아무튼 그때가 이스라엘에서 퀴어 퍼레이드를 한달 쯤인가 앞두고 있을 때였는데 무언가 연습 중인지 드럼소리와 노래하는 목소리가 그 사무실에서 들려왔던 게 기억이 난다.

 

예전에 잠깐 팔레스타인 문화가 여성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쓴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팔레스타인 문화에 대한 미개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화들짝했던 기억이 있다. 나름 조심한다고 하면서 썼는데 그렇게 해석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너무 속상했던 기억. 어쩌면 어떤 분들도 이글을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수족들 조금 달아 본다.

어떤 이들은 팔레스타인 문화가 가진 동성애에 대한 태도를 두고 이슬람 문화 혹은 아랍 문화에 대한 비판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국이나 서구도 별반 다르지 않고 기독교 문화 또한 마찬가지임을 잊으면 안될 것 같다. 여전히 한국과 지구의 곳곳에서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기독교 교리에 위반되는 행위로 해석(소돔죄)하는 성직자들의 말에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세상에서 떠밀려 죽음을 선택하는 성소수자들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모른척 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팔레스타인에서 성수자의 현실을 놓고 이슬람이나 아랍 문화의 미개함이라는 관점이라고 보는 것 이야 말로 위험한 일방적 관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런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사회나 국가에서도 호모포비아 (homophobia-동성애자에 대한 거부감)가 있지만, 조심스럽지만 거리에 보이도록 레인보우 깃발도 걸고 퀴어 퍼레이드도 진행해 볼 수 있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에 대해서. 그렇다면 그것이 가능한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물리적 점령과 학살이 일상적인 공간에서는 당장의 생존 이외에 인간의 다른 권리를 퇴보시키고 성장할 기회를 죽인다. 물론 성소수자에게 적대적인 호모포비아적인 환경 또한 생존에 위협을 주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가부장제와 여타의 구조들이 이미 호모포비아를 강하게 작동시키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의제로 나오기 까지는 어떤 과정이 필요한데 그런 모든 과정과 논의를 입 밖에 꺼내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로 부터의 해방투쟁이나 해방투쟁을 강화할 수 있는 민족주의, 종교 이외의 것들을 입 닥치게 만든 다고나 할까. 한국 사회에서도 불과 십 여년 전만 해도 여성운동은 운동사회 분열을 만든다거나 성소수자 문제는 ‘아직 너무’ 급진적인 의제라거나 생태환경 이야기는 배부른 소리라고 했던 것 처럼 말이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자본주의는 쑥쑥 자라고 있지만. 사실 더 슬픈건 사회적으로 그런 침묵을 강요당하기 이전에 스스로 그런 침묵을 강요하게 되는 자기 분열적 상황이긴 하다.

원래 하려고 했던 버블의 이야기로.

<버블>에서 주인공 아쉬라프의 마지막 선택을 두고 이스라엘의 점령과 팔레스타인의 선택지 없는 저항만으로 읽어 내긴 어려웠다. 아마 팔레스타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를 겪어 내며 살아 내야야 하는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혹은 없는 그 무엇이었던 듯.

 

 

<9성 호텔> 상영회 이후 팔레스타인 영화 보기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담아서 적어 보았습니다^^

영화 <버블> 한번 보고 싶어 지지 않습니까? 추천해요~

 

:: <버블>, 에이탄폭스 감독, 90분, 2006년, 이스라엘

 

  • ?
    신비체험 2010.07.01 15:36 (*.88.105.79)
    볼 기회가 전혀 없었던 영화를 보여준 반다에게 감사해요 ㅎ~~

    마지막이 참... --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꼭 보길...
  • ?
    반다 2010.07.02 00:18 (*.88.105.79)
    신비체험님을 이곳에서 만나니까 어색하군요..ㅋㅋㅋ 반가워요. 자주 마실 오시라~ 거품에 연극으로 잠깐 나왔던 <번트>도 재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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