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형선고를 철회하고 일체의 사형 집행을 중단하라!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고 시위와 언론의 자유 보장하라!

모든 수감자들에게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고 고문을 중단하라!

 

2011년 이집트 혁명은 전 세계에서 투쟁을 고무했다. 당시 한국 노동자·민중도 “이집트는 독재 정권도 무너뜨렸다. 우리도 싸우면 이길 수 있다”하고 용기를 얻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이집트의 노동자·민중은 군부 출신의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아래서 신음하고 있다. 엘시시는 2013년 7월 당시 대통령 무르시를 쫓아냈고, 그의 쿠데타에 반대하는 이집트인을 3천 명 이상 살해했다. 엘시시는 무자비한 반혁명을 바라는 지배계급을 대변하며 이듬해 대통령이 됐다.

엘시시의 군사정권은 수백 명의 정치범들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경찰서에서 고문으로 숨진 사람만 90명에 달한다. 1년 동안 구속된 사람이 4만 명을 넘었는데 그 중 상당수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권리에 해당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구속된 경우이고, 기사 내용 때문에 구속된 언론인도 수십 명에 달한다.

당연히 재판은 이런 정치 탄압을 정당화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심지어 최소한의 형식조차 갖추지 않고 날림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단적으로, 지난달 16일에 재판부가 전임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와 함께 일괄적으로 사형을 선고한 1백여 명 중에는 이미 사망한 사람 2명과 19년 동안 계속 감옥에 갇혀있던 사람도 포함돼 있다.

엘시시의 군사정권은 쿠데타로 축출당한 무슬림형제단 지도부와 지지자들뿐 아니라, 무르시 정권에 맞서서도 혁명의 대의를 방어하며 싸운 혁명가들도 탄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히누르 엘마스리는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RS) 회원으로 무바라크 정부와 무르시 정부 시절에도 반정부 운동을 이끌었고, 국제적으로 인권변호사에게 수여하는 ‘루도빅-트라리외’ 인권상 2014년 수상자이다. 그러나 엘시시 정권은 벌써 그녀를 두 번째로 투옥했는데 두 번 모두 경찰에 항의한 행동을 문제 삼았다. 엘시시 정권의 광범한 정치 탄압을 중단시키지 않으면 이런 석방과 투옥은 반복될 것이다.

이처럼 이집트에서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노골적인 보복과 민주적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지만 각국의 지도자들은 전혀 진지한 대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미국은 툭하면 인권과 민주주의를 들먹이지만 이집트에는 무기와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박근혜도 최근 엘시시를 향해 “양국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상호 교류가 더 증진되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이집트 정치 수감자와 그 가족, 현지 활동가들은 이런 탄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소리 높여 달라고 국제적으로 요청했다. 우리 한국의 활동가들은 그 부름에 응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집트에서 정치적 신념과 자신의 양심을 지킨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힌 정치 수감자들에 연대한다. 나아가 이집트 노동자∙민중이 다시금 탄압의 군홧발을 떨치고 일어서 역사를 전진시킬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

2015년 6월 19일

경계를넘어, 국제민주연대, 나눔문화, 노동당, 노동자연대,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반전평화연대(준),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사회진보연대, 인권연대, 전국언론노조, 청년좌파, 팔레스타인평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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