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평화연대X서울인권영화제가 함께하는 핑크워싱 특집 2번째 에피소드.

2016년 서울인권영화제에서 소개’할 뻔 했던’ 영화 <제3의성>은 인터섹스의 삶을 다룬, 참 잘 만든 작품입니다. 배급사와 모든 조율을 마치고 상영을 앞둔 시점, 출품 국가가 이스라엘이라 ‘설마’하고 제작 기금 출처 등을 확인해본 결과, 명백한 핑크워싱의 사례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떨리는 간을 부여잡고 상영 철회를 선언했고, 배급사는 물론 영화 감독과 출연자, 이스라엘 대사관까지 나서서 마지막 순간까지 결정을 회유하고 비난했습니다. 그럼에도 철회 결정을 굽히지 않았던 이유, 한 발 차이로 핑크워싱을 떨쳐낸 생생한 경험을 공유합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마치며, 팔레스타인평화연대와 서울인권영화제가 매년 서울퀴퍼에 참여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퀴어와 팔레스타인의 해방은 분명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 연결되어 있느냐고요?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할지 어려우셨던 분들께, 이번 에피소드가 ‘앎이 깊어지는’, 명쾌하고 반가운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퀴어 정체성을 매개로 국제 연대를 생각할 때 되게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들에 우리 모두가 여전히 갇혀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레즈비언, 팔레스타인의 바이섹슈얼, 미국의 트랜스젠더가 다 같이 해피하게 어울려서 우리의 정체성을 긍정할 수 있으면 그것이 퀴어 연대인가? 그거 그것도 안 돼서 지금 다들 너무나 어렵지 않나 라는 생각을 사실 하기 쉬운 상황에 있는 것도 맞잖아요. (중략) 그렇게 되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닌데 사실 그 거기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게 오래 계속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상황이 아닐까.”

“우리가 점령에 반대하는 것은 (이스라엘) 너희를 성소수자 레인보우에서 배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이 투쟁하는 동지로, 투쟁하는 퀴어가 되자라는 제안을 하는 어떤 초청의 제스처라는 것을 좀 더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퀴어를 고민하는 연구자 화님의 발언 중

* 방송에서 언급한 약어 명칭들, 더 알고 싶으신 분은 검색해보세요.

  • BDS : 보이콧(boycott), 투자철회(divestment), 제재(sanctions)’의 약자로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 및 인종차별을 끝내기 위해 팔레스타인 시민사회에서 2005년부터 이어진 비폭력 저항 운동.
  • PACBI : 학술ᆞ문화보이콧운동(PACBI, Palestinian Campaign for the Academic and Cultural Boycott of Israel)
  • EIDF (EBS Independent Documentary Festival): EBS독립다큐영화제
  • TLVFest(텔아비브페스트) :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리는 LGBTI영화제